

여행기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혹은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는 것이며, 과거와 미래에 대한 집착이 아닌 오롯이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호모 비아토르 (여행하는 인간) -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
여행은 어디로든 움직여야 생존을 도모할 수 있었던 인류가 현대에 남긴 진화의 흔적이고 문화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여행은 단순히 낯선 곳으로의 방문이 아니라 기대하지 못한 경험들로 인한 새로운 통찰의 기회이고 삶을 리셋하는 장치이며, 그에게 글쓰는 작업 또한 창조적인 세계로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나에게 여행은 무엇일까?
본질적으로 소심하고 겁이 많은 성격 탓에 위험한 시도는 좀처럼 하지 않지만 여행이라고 명명된 낯선 곳으로의 탐험, 그곳에서의 새로운 경험만큼은 즐기는 것 같다.
그러다가 직장에서 해외 프로젝트를 맡게 되어 해외 출장을 자주 가게 되었고, 네덜란드에서 7년이라는 세월을 거주하면서 여행과 일상의 구분이 모호해져 버렸다.
언젠가부터 여행이 주는 두려움과 설레임, 거기서 오는 묘한 흥분이라는 감정은 사라지고 여행은 단지 장소의 이동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발발하고 최소한의 이동에 해당하는 여행마저 완전히 사라진 요즘, 그 여행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어떤 의미였는지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지금이야말로 내 일상에서 나를 분리시켜줄, 새로운 곳에서 현재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그 긴장감과 설레임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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