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카페

프로젝트 헤일메리 Project hail mary

헤일메리는 농구의 버저비터 같은, 미식축구에서 극적인 상황에서 전세를 뒤집기 위해 사용하는 전술이라고 한다.
이 말이 의미하는 것처럼,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프로젝트, 헤일메리. (스포주의)

주인공이 눈을 떴을 때는 본인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서서히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은,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구상하고 준비하던 과거 이야기와, 우주선에서 죽은 동료들 사이 유일하게 살아남아 무언가 중대한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현재의 두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되는 형식으로 그려진다.

태양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생명체 아스트로파지로 멸망의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기 위해, 비슷한 상황이지만 유일하게 온도가 떨어지기 않고 있는 항성, 타우세티로 향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곳에서 아스트로파지로부터 태양계를 구해낼 열쇠를 찾아내야 하는 임무인 것이다.

처음부터 도대체 어떻게 혼자서 그 어마어마한 미션을 수행할지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로키'라는 외계인을 만나면서부터는 둘의 케미때문에 읽는 재미가 배가 되었다.

라이언 고슬링 주연으로 영화화 된다는 얘길 들어서인지, 내 머릿속은 이미 주인공과 거미모양의 '로키'의 우주선 생존기가 영화처럼 상영되기 시작했다.

이제 둘은 각자 자기의 행성을 구하기 위해 동지가 된다. 주인공이 외계어를 배워가는 과정도 너무 재밌다.
언젠가부터 남편과의 카톡에는 로키체가 넘쳐난다.
"오늘 일찍옴, 질문?"

둘은 마침내 타우세티 항성으로 가게 되고, 아스트로파지를 먹는 '타우메바'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아스트로파지가 번식하는 각자의 항성에 존재하는 별의 대기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즉, 질소에 내성이 생긴) 타우메바 배양에 성공하게 되고, 각자의 행성으로 돌아간다.

그러다가 주인공 그레이스 박사는 타우메바가 로키 우주선의 제노나이트에도 적응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지구를 구한 타우메바들을 비틀즈로 실어서 지구로 보낸 후, 다시 로키의 우주선으로 돌아간다.

결국 그레이스 박사는 로키의 행성과 지구를 전부 구해내고, 지구로 돌아가는 대신 로키의 행성에서 우주인을 가르치며 남은 생을 보낸다.

책을 읽으면서 장면 장면들을 자꾸만 그리게 된다. 나중에 영화가 나온다면 내가 생각했던 그 장면들이 얼마나 잘 맞을지 확인하는 재미도 솔솔하겠지.

그 두꺼운 책을 한편의 영화를 보듯 멈추지 않고 달렸다. 이야기의 몰입도는 최고였고, 이미 내 머릿속에 생생하게 재생이 될 정도로 묘사도 훌륭했다.
그레이스 박사와 로키의 우정도, 순간 순간 울컥할만큼 감동적이었다.

정말 내 인생 최고의 SF였다.
벌써부터 영화가 기대된다.